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쓰는 것이라 무라고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일단 연수에서 썼던 편지를 올리는 것이 글을 풀어나가기에 편할 것 같네요.
이 편지는 제가 저에게 쓴 편지로, 연수 첫날에 쓴 것입니다. 일기 형식으로 풀어나갔습니다.
2014년 1월 17일 예인이가 예인이에게 동계 빛나사 연수에서 쓰는 편지
크리스마스 때 신나게 춤추고 난 뒤 다시 빛나사에 나가야 겠다, 마음먹고 나갔는데 그저 그럼과 감기에 걸려 더 늘어지자 모든 것이 귀찮아졌다.
특히나 연수는 직적에 정-말 오기 싫었다. 내가 먼저 가겠다고는 했으나 막상 시간이 다가오니 어찌나 귀찮은지.
또한 그래도 빛나사 원년 멤버인데 그저 참가자라는 것 때문에 상하는 자존심과
(내가 모임에 참여하지 않아 그적이 당연한 것임을 앎에도)
왠지 마음에 들지않는 타인의 행동과 낯선 사람들 속에 어색한 기류.
서로가 친해지기 위한 발버둥이 너무나도 싫었다.
(나는 내가 낯가림이 심하다는 것을 이제야 깨달았다.)
그 사이에서 아무렇지 않은 듯, 태연하고 자연스럽게 행동하려는 내 자신이 싫었다.
상황은, 환경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내가 변하지 않는 한. 이왕 온 것, 즐겁고 신나게, 좋은 인연들과 좋은 추억을 남기고 싶다. 나의 귀차니즘과 부정을 떨궈냄을 동시에. 타인이 나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신경쓰지 않고, 나를 위해, 내일의 나를 위해 행동하는, 주체적이고 실천적인 최예인이 되기를. 난 나를 사랑한다. 나를 위해 행동한다. 현명하게, 지혜롭게.
무서워도 부딪히자. 일단 해봐야 안다. 늙어서 후회하기 없기?
지금 조금 부끄럽고, 더많이 깨닫고 넓은 그릇이 되자.
사랑한다, 최예인@
p.s. '척' 좀 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편지에 쓴 대로, 연수에 가기 정말 싫었습니다.
도착하고 나서도 환불하고 돌아갈까 싶기도 했습니다.
저는 동생이 없습니다.
친척들 사이에서도 막내였고 이제야 20살을 넘긴 21살. 갓 어른이 되어 오랫동안 막내 취급을 받아왔습니다.
아는 동생들은 친구처럼 지내 동생이라는 생각도 들지 않고, 오히려 제가 더 철없게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연수에서 같은 방에서 지낼 친구들은 모두 저보다 어렸습니다. 방에서 나이가 제일 많다는 사실과 그로인해 맡게 된 방장.
큰 짐을 지게 된 기분이었습니다.
낯선 사람들 사이에 있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스트레스였는데 언니로서 책임까지 맡게 되자 정말 도망치고 싶었습니다.
언니로서, 방장에 대한 저만의 이상향을 정해 놓고 거기에 알맞게 행동해야한다는 생각때문이었습니다.
아무도 저에게 그러한 요구를 하지 않았는데도 말이죠.
최대한 아무렇지 않은 척 자연스럽게 보이려고 했습니다.
아예 방안에 사람이 없다고 생각해버릴까 하는 생각까지도 들었죠.
그리고 오래간 숨겨왔던 그 감정.(어쩌면 눈치 챌 만큼 티를 내기도 한.)
빛나사에 종종 나가지도 않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그 중 하나가 이 철없는 자존심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한 때는 중요했지만 지금은 있으나 마나한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에 화가 났던 것입니다.
연수에서도 빛나사의 원년 멤버이기도 하고 아주 잠시긴 했지만 편집장이라는 큰 역할을 맡기도 했는데 이제는 참가자일 뿐이라는 생각에 자존심이 상했습니다.
스스로가 얼마나 유치하고 철없는 감정인지 알면서도 인정받고싶어 오래간 떼를 써왔던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도 막상 어떠한 책임이 주어진다면 자격지심에 동정에 그런 것이야! 라고 또 토라졌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부정적인 감정이 똘똘 뭉쳐 시작한 연수였습니다.
저는 3일동안 있는 그대로 행동하고 바라보고, 척하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솔직하게 내 감정을 보여내고.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덕분에 오랫동안 외면해왔던 나의 비겁한 모습. 엉켜있던 마음을 직시 할 수 있었습니다.
한번에 실타래가 풀릴거라 생각하지는 않지만, 이제 시작점을 찾았으니 차근차근 풀어나갈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위에 언급했다시피 연수에서 받은 스트레스는 다양하고 컸습니다.
누군가 꼭 안아줬으면 좋겠는데 엄마처럼 익숙하고 편하게 안길 곳이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서원이가 사랑하는 마음을 꼭 담은 쪽지를 주었습니다.
한 쪽지 쪽지 쓸 때마다 진심을 담아 '사랑합니다'라고 썼다고 하더군요.
그 쪽지를 받는 순간, 손이 무거워 짐을 느껴졌습니다.
보이지 않는 손이 저를 꼭 안아주었고, 위로해주었습니다. 눈물이 날 것같았습니다.
그리고 연수 내에서의 일로 시원언니와 상담을 하면서 어그러진 제 모습을 인정 할 수 있었고
가원언니와 대화하면서 저도 모르게 쌓아왔던 언니와의 벽을 허물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 날 밤에는 불타는 밤을 보내며 그 순간에 오롯이 집중하고 한참을 웃었고, 행복했습니다.
이것은 마지막날에 쓴 저에게 쓰는 편지입니다.
과거의 예인이에게.
생각보다 무게있는 시간이 적었다.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한 깊은 이해를 할 수는 없었으나 많은 좋은 추억을 들고 간다.
이번 연수, 숨막혔다. 아니, 숨이 차오른달까?
계속 나에게 과제를 주었고 풀어야 했다.
연수가 3박 4일이라는 짧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해내었다.
결코 내가 잘해냈다고 할 수 없다. 내가 이겨낼 수 있게 도와준 친구들이 너무 고맙다.
내 얘길 들어주고, 생각의 변화, 전환을 할 수 있게 해주었던 연수 친구들.
이번 연수에 와서 몇년동안 외면해왔던 나의 어그러짐과 직면했다.
외면할 때는 그저 불편하고 힘들었는데 직시하고 나니 실타래의 시작이 보인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직시할 수 있어 정말 기쁘다. 행복하다.
더이상 막내가 아니라는 사실과 내가 얼마나 어그러져 있는지, 내가 편견을 갖고 바라보았던 친구들, 내가 너무나도 스트레스 받은 일들.
그냥, 정말 다 고맙다. 성장 할 수 있게 해주어서.
내게 정말 큰 사랑르 주었던 서원이.
오랜만에 봤는데도 여전히 편하게 해주는 연서.
나는 해준 게 없는 데 그럼에도 내가 마니또라는 사실을 뿌듯하게 해주는 채윤이.
새하얀 순수함에 정말 많이 순수하게 웃게 해준 의림이.
같이 성장 할수 있는 친구가 있어 기쁜 현우.
무엇이라고 말해줄 수는 없지만 나와 닮은 예지.
무표정이 종종 당황스럽지만 내가 괜찮은 사람이라고 일깨워준 정말 고마운 윤준이.
그저 포근한, 아기같은, 따스한. 그래서 편안하고 좋았던 보광오빠.
내 언니라서 너무나 고마운 예빈언니.
묵묵히, 한결같은. 도다른 감정을 느끼게 해준 봉군오빠.
부러운 점이 많았던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계집아이 민주.
내가 새로운 생각을 갖게 해준 정말 고마운 연희.
정말. 그저. 너무나도 고마운 현지. 왜인지는 언젠가 알 날이 오겠지?ㅎ 진짜 고마워.
내가 힘들 때 생각의 전환을 할 수 있게 해준 안정되게 해준 승표오빠.
진정성이 있고 내 이상향과 닮아있는 멋진 의현이.
매번 노력하고 변하는 게 보이던 범진오빠, 축하해요.
편하게 해준, 소통의 창이 되어준 독특하고 대단한 석빈오빠.
내가 아무리 칭얼거려도 다 받아주는, 언제나 고마운, 사랑하는 원주오빠.
열정적으로 살아가는 모습이 너무 보기좋았던, 내 의지를 살려준 미쳐있는 시원언니.
너무나도 미안하고, 너무나도 고마운. 정말 정말 고마원 가원언니.
모두 너무너무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오랜만에 글을 쓰려니 횡성수설 엉망진창이네요.
무튼, 연수에서 함께 해주었던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