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사 청봉단]첫번째 사회봉사-농활 후기(8월 13~15일)
1년이 지나고 드디어 첫 번째 사회봉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아직 단체생활이나 농촌 일에 익숙치 않기에, 연습삼아서 저희 외할머니 댁으로 다녀왔습니다.
장소 섭외와 일의 규모를 정하는 부분부터 많은 문제점들이 있었지만
최종적으로는 원하는대로 일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 단체로 숙식을 함께하며 생활하게 되었는데,
막무가내로 시키는 일만 하지 않고 체계적으로 청봉단을 꾸려나가기 위해서
학생들끼리 모여서 나름대로 조직도를 꾸리기도 했습니다.
총책임자인 김원주오빠를 중심으로 재정, 요리, 치료, 교통, 오락 등 각 분야의 역할장을 뽑아서
농활을 시작하기 전부터 역할에 맞게 책임을 가지고 일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봉사 첫 날 개인적인 시험이 있어서 처음부터 같이 참가하지 못하고 늦게 참가하게 되었는데,
듣기로는 도착하여 이장님과 마을 어르신들이 준비해주신 복날 삼계탕을 먹고
마을 정자에서 재밌게 놀았다고 합니다.
(오락 역할장인 저 없이 재밌게 놀았다고 하니 다행입니다.)
제가 마을에 도착했을 때, 놀고 있을 거라 예상한 것과 달리
학생들이 얼굴이 빨개져서 땀을 뻘뻘 흘리며,
풀에 베어가면서까지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고 기특하고 대견스러웠습니다.
저는 이에 보답하고자 둘째날에 누구보다 열심히 일하겠다고 다짐했는데,
학생들은 첫날에 너무 기운을 써서 그런지 둘째날에는 좀 쉬어보겠다고 다짐했나봅니다.^^
그 당시에는 그런 친구들이 얄밉기도 했지만, 모두들 처음 해보는 농사일에 지칠법도 했고
연습봉사인데 너무 힘들게 시켰던 것이 미안하기도 했습니다.
(저희 할머니가 여간 일 중독자여야 말이죠!!)
그 와중에도 '정예부대'라고 불리는 친구들은
지치고 아픈 몸을 이끌고도 계속 쉬지않고 일을 도와주었는데,
저를 비롯하여 소라, 보라가 그 주인공입니다.
보시다시피 저와 소라를 제외한 4명의 친구들은 모두 고등학생이고,
대학생을 포함하여 참가자 중 그 누구보다 일을 열심히 해주어서 너무 고마웠습니다.
한번 목표가 생기면 끝날 때까지 쉬지도 않고 얼굴이 빨개질 정도로 묵묵히 일만 하던,
그러다가도 오락시간에는 우스꽝 스러운 모습도 서슴치 않아해서 친구들에게 큰 웃음을 준 소라,
처음 보는 친구들 사이에서 어색해하지 않고 시키는 일도 잘하고 모든 일에 잘 참여해준 보라
모두들 고마웠습니다.
첫째날과 둘째날 아침까지, 끝까지 남아서 무리하면서까지 일을 하다가
결국 예전에 다친 곳이 재발한 입은 양민이,
만성 소화불량이 있었는데 청봉단 포스터 만들랴- 일하랴- 사진찍으랴- 이것저것 신경 쓰면서
결국 심하게 체해버린 시원이,
긴바지 입으라고 했는데 말 안듣고 정신없이 일만 하다가 풀에 베이고
발 여기저기 상처입은 현우까지 아픈 친구들은 집에서 집안일을 도와왔고,
마지막날 마지막 일에는 그런 몸들을 이끌고 나와서 마무리는 다 함께 해주어서 고마웠습니다.
총책임자이자 저와 함께 재정 역할장, 요리 역할장을 맡은 원주오빠와 원주오빠와
함께 요리 역할장을 맡은 서원이도 더운 날씨에 불 앞에서 하루 세끼 요리하느라 고생했고,
마지막날까지 모두의 입맛에 맞는 맛있는 음식을 해줘서 고마웠습니다.
비가 많이 오지 않아서 다행이었고, 조금씩 오다가도 금새 그쳐서 감사했습니다.
제가 준비한 게임을 학생들이 모두 재밌어해서 오락 역할장으로서 뿌듯했고,
그 게임으로 친구들 의 새로운 면을 볼 수 있어서 재밌었습니다.
(제가 게임 내용을 만들어서 저는 참가하지 못한게 제일 아쉽습니다.
다음에는 다른 분이 맡아주면 좋겠습니다! 저도 게임 하고 싶어요~)
마지막날 밤에 다 같이 모여서 어른들과, 그리고 학생들끼리
서로 마음에 있던 얘기를 진솔하게 풀어내는 시간을 마련했는데, 이 때 참 감동받았습니다.
마지막날 파티라고 온갖 먹을거리가 한가득 했고, 그만큼 치워야할 접시와 쓰레기도 많았습니다.
저는 이 자리를 마치면서 '또 치우는 사람만 치우겠구나'하고 생각했지만,
우리 듬직한 예빈이가 나서서 "무작정 치우지 말고 설거지 하는 사람, 쓰레기 치우는 사람,
그릇 날라다주는 사람 정해서 하자"고 말했고, 모두들 그 말에 일사불란하게 역할을 정하고 수행했습니다.
너무나도 많은 오해와 거칠어진 감정 때문에 회포를 푼다고 해도 잔감정이 남아서
서먹해질 줄 알았는데, 모두들 현재에 충실하게 게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더욱 돈독해질 수 있었던 시간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저희 엄마께서도 어른들 같으면 겉으로는 오해를 풀었다고 해도
막상 예전처럼 대하지 못하거나 서먹해진 상태로 그 자리가 끝나기도 하는데
저희는 그 자리에서 다 풀고 바로 문제점을 개선하여 역할대로 뒷정리를 하고
게임을 통해 어색함 없이 바로 원래대로 돌아오는 모습에 놀라셨다고 합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이번 봉사에서는 고등학생 이상부터 대학생까지 참여할 수 있도록 제한을 뒀다는 것입니다.
봉사(奉仕)는 '받들어 섬긴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청봉단에 참가하는 학생들은 자발적으로, 적어도 스스로의 결정 하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부모님이 강요한다고 해도 결국 판단과 결정은 본인이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 봉사에 참여하고 싶은 중학생 이하의 학생들은
참가하고 싶어도 참가할 수 없는 것에 불만이 많았습니다.
다 같은 청봉단이고 다 같은 마음으로 봉사하고 싶을 뿐인데,
왜 참가자격에 제한을 두는 건지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또한 이 제한이 '신분'에 있는 것인지, '나이'에 있는 것인지 명확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학교를 다니지 않는 학생들은 나이는 자격에 부합하지만
신분에 맞지 않기 때문에 참여하지 못하기도 하였고,
신분은 조건에 맞아도 나이가 안된다는 이유로 참가하지 못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러한 제한을 두는 것 자체에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지만,
그 제한 마저도 기준을 명확히 세우지 않은 것이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물론 어른들께서 아이들이 봉사를 가서 폐만 끼치고 올까 심려되기 때문에
참가자격에 제한을 두신 것은 이해됩니다.
하지만 나이가 많다고 일을 잘하고, 나이가 적다고 일을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번 봉사에서도 어른들이 보시기에도, 학생들이 서로를 보기에도 일을 하는 데에
나이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또 다른 점으로는 일을 할 준비가 되지 않은 학생들이 참가하여
어른들이 염려하시는대로 폐를 끼칠 수 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따라서 가장 좋은 것은 아무 제한 없이 참가 하고 싶은 학생들 모두 참가하는 것이 좋겠으나,
여건에 따라서 자격 조건을 나이가 아닌 다른 부분에 두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체력이 약하고 몸이 불편한 친구들은
수련이나 다른 운동을 통해서 건강을 먼저 챙긴 후 나중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농활에 참가하는 학생들은
준비물(특히 만성 질병 약)을 철저히 검사한 후 참가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습니다.
본인의 만성질병에 대한 약을 챙겨오지 않으면 회비에서 예상치 못한 지출이 발생하기도 하고
다른 학생들의 걱정 때문에 일도 제대로 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연습봉사에서는 학생들의 옷차림과 준비물, 공지사항 전달 등
여러차례 강조한 부분에서 참가자들이 따라주지 않아서 많은 문제가 있었습니다.
이에 논란도 많았지만, 이러한 문제점들이 후에 청봉단이 계속해서 사회봉사를 하는데에
밑거름이 되어 더욱 빛을 발하게 하는 계기가 될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있을 사회봉사에서 위의 친구들은 모두 꼭 다시 참가해주었으면 하고,
더 많은 친구들이 오길 기대해봅니다.
(다음 봉사에서는 각자의 재능과 체력, 실력을 고루고루 따져가며 역할을 나누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