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봉사 활동

봉사활동을 통해 같이 함께 더불어 조화롭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가는 활동소식을 공유합니다.

[옮김]구봉석님의 "오늘도 저는 반가운 교실에 갑니다"..^^

  • 글쓴이:관리자
  • 조회:3400
  • 작성일:2007-09-17 14:13
저는 일주일에 한 번, 한 주를 시작하는 월요일, 어디론가 향합니다. 그곳으로 가는 발걸음은 가볍고, 저의 마음도 즐겁습니다. 저를 선생님이라고 불러주는 아이들, 그리고 제게 반갑게 인사해주시는 복지관 식구들에게 가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언제부터인가 월요일로 인해 저의 일주일은 기분 좋게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봉사활동을 시작한건 1년이 조금 더될 뿐이지만, 그 1년 정도의 시간이 참 많은 것을 바꾸어 놓았습니다. 한 주라도 가지 않으면 그 녀석들이 많이 보고 싶고, 그리고 다음 주에 가서 지난주에 안 왔다고 섭섭해 하는 아이들을 보면 많이 미안하기도 합니다. 이제 일주일에 한번, 그 4시간은 저의 일주일에서 빠질 수 없는 시간이 되어버렸습니다.

하지만 제가 봉사활동을 시작한 것은 어떤 대단한 동기나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1년 전쯤 학교에서 “사회봉사론”이라는 수업을 듣게 되었습니다. 사회봉사에 대한 간단한 이론 수업과 봉사활동 30시간 이수라는 2가지 조건으로 간단히 학점을 이수할 수 있는 수업이었습니다. 학점을 이수하기 쉽다는 주변의 권유에 듣게 된 사회봉사론을 통하여 나름대로 긴 인연이라고 할 수 있는 ‘유락사회복지관’, 그리고 우리 ‘반가운 교실’ 식구들을 만나게 된 건 큰 사건이었다고 생각이 됩니다. 사회봉사론을 듣기로 하였지만 중학교, 고등학교 때의 관공서에서 하는 것 등의 봉사활동으로는 30시간 이수가 불가능 했기에 막막함이 먼저 밀려들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학교의 봉사활동 검색사이트에서 우연히 학교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거리에 있는 유락사회복지관을 알게 되었고, 복지관과 연락하여 ‘반가운 교실’을 처음으로 접하게 되었습니다. 아이들과 놀아주고 모르는 것 정도를 알려주기만 하면 될 것 같기에 쉽게 결정한 것이 그때의 솔직한 마음이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30시간을 이수하기 위해 반가운 교실과 인연을 맺었습니다.

봉사활동을 시작하기 전에 저는 사회봉사론 수업을 통해 약 10시간 정도의 이론 수업을 듣게 되었습니다. 봉사활동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과 직접 봉사활동의 현장에서 노인, 아동, 장애우와 대면하였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배웠습니다. 그 시간동안 저는 봉사활동에 대한 열의, 그리고 봉사활동의 대상에 대한 따뜻한 마음도 중요하지만, 먼저 그 분들을 알고 그 분들에 대한 이해를 전제로 한 접근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봉사활동에 대한 그동안의 관념을 바꿀 수 있도록 가르쳐 주신 서정임 강사님도 제가 나름대로 긴 시간동안 봉사활동을 지속할 수 있게 해주신 감사한 분입니다.

이론 수업 수료 후, 반가운 교실에 직접 가게 되었고, 저는 그 후 지금까지 반가운 교실에서 봉사활동 선생님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저는 매주 월요일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약 4시간 동안 아이들과 함께 생활합니다. 방과 후 아이들은 반가운 교실로 와서 프로그램 등의 활동을 하게 되는데, 제가 보통 하는 일은 프로그램이 없는 동안 아이들의 학교 숙제나 문제집 풀이, 받아쓰기 등의 학습지도나 놀이지도 등을 합니다. 때로는 아이 1명과 1대1로 앉아서 문제를 함께 고민하기도 하고, 아이의 학교 숙제를 해결하기 위해 함께 반가운 교실 안에 있는 책을 본다거나 반가운 교실에 없는 책이 필요하거나 정보가 필요할 때에는 유락사회복지관 내의 도서관, 혹은 컴퓨터실을 이용하여 숙제를 함께 해결합니다. 그리고 보통 하루에 한번 아이들에게 받아쓰기 시험을 내는데, 꼬불꼬불한 글씨로 제법 잘 받아 적은 아이들을 보는 것은 참 뿌듯한 일입니다. 학교숙제나 반가운 교실에서의 과제를 마친 아이들과 함께 책을 보기도 합니다. 아이들이 궁금해 하는 책을 보는 것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일 중에 하나입니다. 어렸을 적부터 책읽기를 좋아하였고, 그로 인해 많은 것을 알게 되었고 많은 것을 할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하기에 책을 읽는 것은 참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아직 어린 아이들이 책 읽는 것을 즐겁게 생각할 수 있도록 아이들이 좋아하는 책을 함께 읽고는 합니다. 아이들이 각각 어떤 책을 좋아하는 지를 외우는 것은 나름대로 참 어려운 일입니다. 공룡이나 새에 대한 책을 좋아하는 지원이, 삼국지를 좋아하는 우석이, 재미있는 만화를 좋아하는 준호. 이제는 어떤 책을 좋아하는지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아이들의 학습지도와 함께 제가 해야 하는 일은 놀이지도입니다. 반가운 교실에서 아이들과 함께 블록 쌓기를 한다던가, 도미노게임을 하기도 하고 장난감을 가지고 놀기도 합니다. 보통 남자아이들은 레고를 가지고 집을 만들거나 성을 만드는 것 등을 좋아합니다. 그리고 바둑이나 바둑알을 가지고 하는 놀이를 좋아합니다. 여자아이들은 아바타 놀이를 좋아하는데 예전에 하던 종이옷 입히기 같은 것입니다. 책에 그려져 있는 예쁜 캐릭터에게 스티커로 된 옷을 바꿔 입히는 것인데, 사실 저는 좀 이해가 되질 않지만, 아이들은 무척이나 좋아합니다. 요즘은 남자아이들도 덩달아 아바타 놀이를 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가끔은 지하1층에 위치한 실내 체육관에서 아이들과 뛰어 놉니다. 사실 그 곳에서 아이들과 놀아주는 것은 참 힘든 일입니다. 동시에 많은 아이들과 함께 놀아줘야 하기 때문에 어떤 아이들과는 축구를 해줘야 하고, 어떤 아이들과는 매트로 집을 만들어 안에 들어가 놀아야 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아이들과 뛰어 노는 것은 즐거운 일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학습지도나 놀이지도 외에 다른 일을 하기도 합니다. 아이들의 어지럽혀진 사물함을 정리하는 일도 제 일 중 하나입니다. 프로그램에서 가져온 프린트, 그리고 아이들의 물건이 여기저기 있는 것을 각 아이들의 사물함에 넣습니다. 시간을 좀 들여서라도 아이들에게 자기물건 정리하는 것을 제대로 가르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반가운 교실 선생님들께서 작성하신 보고서를 옮겨놓거나, 기타 부서에서 필요한 것을 받아오는 일을 하기도 합니다.
오후5시는 반가운 교실이 잠시나마 조용해지는 시간입니다. 간식시간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5시가 되면 지하1층에 위치한 식당으로 가서 아이들의 간식을 받아옵니다. 아이들과 선생님까지 약 20여명이 되기에 간식이 상당히 많습니다. 지금은 가서 그냥 간식을 받아오지만 예전에는 식당에서 조리사 아주머니와 함께 간식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그 때 아주머니께 잔치국수, 잡채 등을 만드는 것을 배우기도 했습니다.
간식을 먹은 후에는 설거지를 하고, 제가 설거지를 하는 동안 아이들은 일기를 씁니다. 아이들은 간식그릇에 남은 음식을 비닐봉지에 따로 분리하고 그릇은 제게 줍니다. 설거지를 하는 것은 허리가 꽤나 아프기에 좀 곤란한 일이지만, 그래도 맛있게 간식을 먹는 아이들을 보는 것은 참 좋습니다.
설거지를 마칠 때가 되면 반가운 교실의 하루도 거의 끝나갑니다. 일기를 쓴 아이들은 집으로 향하고, 아이들이 집에 간 후에 저는 선생님들과 반가운 교실 청소를 끝으로 하루를 끝냅니다.

때로는 아이들과 야외로 함께 나가기도 합니다. 반가운 교실 아이들은 한 달에 한번 문화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유락사회복지관을 벗어나 다양한 장소에서 문화를 체험합니다. 서울과학관 같은 곳에 가기도 하고, 영화를 관람하기도, 그리고 때론 수영장에 가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방학에는 아이들과 하계 캠프를 다녀왔는데, 그 때의 경험 역시 제가 앞으로 봉사활동을 지속하는데 영향을 줄 것 같습니다. 하계 캠프의 목적 중 하나가 일반 아동과 장애 아동의 만남이었는데, 유락사회복지관 내의 반가운 교실과 장애 아동 교실인 잘자람 교실 아이들이 함께 참여하였습니다. 저는 캠프에서 상대적으로 생활이 불편한 잘자람 교실의 한 아동을 맡아 함께 2박3일 동안을 보내었습니다. 그러나 아이들과 생활하며, 그리고 일반 아동과 장애 아동이 함께 지내는 것을 지켜보며, 그동안 가져왔던 장애인들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할 수 있었습니다. 장애는 특별함도 특이함이 아니고, 그저 불편함일 뿐이었습니다. 이러한 불편함은 그들과 우리가 함께 하는데 있어 장애물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렇게 반가운 교실에 가서 학습지도를 하기도, 그리고 놀이지도를 하기도 합니다. 또한 기타의 활동을 하기도 하고, 때로는 야외에서 아이들을 지도하기도 합니다.
사실 4시간 동안 아이들과 생활하고, 서류를 나르고, 간식을 타오고, 설거지를 하는 일은 참 피곤합니다. 하지만 저로 인하여 아이들이 하나를 더 알게 되고, 아이들이 즐거워합니다.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을까요? 

반가운 교실에는 저를 비롯해 8명의 자원봉사 선생님이 계십니다. 그리고 그 이전에 거쳐 가신 많은 선생님들이 계십니다. 저는 이러한 자원봉사 선생님들의 능력을 좀 더 자원봉사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가 있기를 바랍니다. 많은 봉사활동 선생님이 잠시 반가운 교실을 거쳐 가십니다. 장기적인 자원봉사 자원으로 이어갈 수는 없을까요? 반가운 교실을 매개로 하여 유락사회복지관과 인연을 맺게 된 이런 자원봉사 자원을 통해 기타의 자원봉사로의 흐름을 만들어 낼 수는 없을까요? 보통 반가운 교실의 자원봉사 선생님들은 대학생으로, 각자의 전공을 가지고 계십니다. 이러한 다양한 전공을 가진 선생님들과 중학교,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유락복지관 시설이용 학생들, 그리고 나아가서는 중구지역의 중학교, 고등학교 학생들의 유기적인 교류를 만들어 가는 것이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저는 법학과 학생으로 법학과 지망을 꿈꾸는 중학교, 고등학교 학생들과의 만남이나, 지속적인 연락을 통해 그 아이들에게 법학과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수도 있고, 그 아이들이 구체적인 꿈을 형성하고, 미래의 직업, 미래의 계획을 만들어 가는데 있어 길을 제시하는 선배의 모습을 제공할 수도 있습니다. 어떤 사람의 인생에서 우연히 찾아온 다른 한사람의 힘은 아주 거대할 수 있습니다. 대학생과 중학생, 고등학생의 1대1의 혹은 1대 다수의 교류를 통해 그 학생이 성장하는데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면 그 아이들에게 이러한 교류는 더할 수 없이 좋은 자원봉사의 제공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리고 나아가 이러한 흐름이 더욱 커진다면 중구지역의 대학생과 중구지역의 중학교, 고등학교 학생들이 1대1로 이어지는 거대한 흐름의 교류가 만들어 지는 일도 불가능 하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식으로 단기적인 자원봉사 자원을 장기적인 자원봉사 자원으로 변화시켜가는 많은 노력이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또한 동시에 이는 사회전체가 함께 가는 자원봉사의 흐름을 만들어 낼 수도 있을 것입니다.

고등학교까지의 자원봉사는 보통 관공서나 학교 등에서의 봉사활동을 주로 해왔습니다. 그리고 농촌봉사활동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저의 자원봉사활동에 있어 큰 전환점은 역시나 반가운 교실과의 만남이 될 것 같습니다. 이전까지의 봉사활동이 일시적인 봉사활동이었음에 반해, 반가운 교실에서의 봉사활동은 장기적인 봉사활동으로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또한 앞으로는 장애우와 관련된 봉사활동을 하고 싶습니다. 지난 하계 캠프에서 느낀 바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그때의 깨달음을 그저 깨달음이 아니라, 하나의 봉사활동으로 이어나가고자 합니다. 그리고 유락사회복지관에서 담당하고 있는 다양한 봉사활동에 참여하여, 저 또한 다양한 경험을 얻기를 바랍니다.

그저 30시간의 이수, 이를 통한 사회봉사론이라는 수업의 이수를 위해 시작한 ‘반가운 교실’과의 만남이 제게 이렇게 많은 변화를 가져올 줄은 몰랐습니다. 물론 일주일에 한번, 그저 4시간뿐이었지만, 그 시간은 저의 생활에 그리고 결정적으로 저의 자원봉사, 그리고 장애우들에 대한 인식을 바꾸어 놓았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앞으로 제가 살아가는데 있어서 아마 많은 영향을 끼칠 것입니다. 앞으로 많은 사람들이 자원봉사라는 것이 어려운 것도, 그다지 힘든 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그리고 자원봉사를 통해 우리가 주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통해서 우리도 느끼고, 배우고, 받는 것이라는 것, 자원봉사는 일방적인 흐름이 아니라 상호교류라는 사실을 알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저와 함께 자원봉사의 기쁨을 느끼기를 바랍니다. 저는 이번 주에도, 그리고 다음 주에도 그 곳으로 향합니다. 저를 선생님이라 불러주는 아이들이 있고, 제게 반갑게 인사해주시는 복지관 선생님들이 계신 그곳. 저의 일주일을 즐겁게 해주는 그 곳으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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