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 파랑새를 보았어요.
어젠 몸살을 앓았어요.
오늘 아침 눈을 뜨니 산에 가고 싶더라구요. 저희 집 근처에 좋은 산이 있거든요.
천천히 숲길을 걸었습니다.
처음엔 건강때문에 걷기 위해, 그리고 좋은 공기 마시러 산에 깄습니다.
산을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내가 산에 주는거 없이 받는게 너무 많다는 생각과 감사함, 한편 내자신이 부끄럽고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면서 산에 뭔가 해줄게 없을까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오늘 가면서 생각하고 내일 가면서도 생각하고를 반복하면서 점점 더 산의 변화를 느껴가게 되었습니다.
오늘의 모습 내일의 모습이 다르고, 하늘이 산과 조화된 매일 아니 매순간의 달라지는 모습들, 계곡의 물흐르는 소리와 모습의 변화, 아침의 산과 저녘무렵의 산의 모습, 맑은날과 흐린날의 산의 모습들, 비오는 날의 산이 너무 궁금해 우산 쓰고 신발이 다젖어도 그냥 그모습을 즐기게된 나, 나무들의 잎이 새로돋고 지고의 모습, 새로이 돋아나는 풀과 꽃들 그들의 다양한 모습, 새들의 지저귐과 움직임, 다람쥐 ,청솔모 ,개구리알,송사리 ,벌레들도 신기하고 귀엽게 보게된 나!
산을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사랑한다는것은 알아가는게 아닐까요. 그냥 다 알아가는거...
사랑한다는건 수용할수 있어야 하는거...
사랑한다는건 닮아가려고 하는거...
오늘은 더 빨리 걸을 수가 없었습니다. 처음 보는 아기 자기한 야생화들이 모습을 보이고, 이슬 맺은 싱그런 풀잎들이 저마다의 모양을 제게 보여주니 이리 저리 둘러 보느라 아침 산의 광경에 흠뻑 젖어 제 발을 마음대로 띄울수가 없었죠^^
숲길 안쪽 한적한 계곡이 흐르느 곳에 자리를 잡고 바위에 앉아 물소리를 들으며 물흐르느 걸 즐기는데 처음듣는 새소리와 함께 작은 분주함이 제 시선을 그곳으로
"앗! 정말 파랑새"
순식간이었지만 진청색의 몸에 머리부분엔 코발트 블루를 띈 정말 파랑새를 보았습니다. 잠깐의 날개짓을 하더니 금새 나무위에 앉았지만 저는 그 파랑새를 자세히 보고 확인하려는 움지임은 하지 않았습니다. 새가 놀랄까봐 , 그리고 파랑새가 보여주고 싶을 때가 되면 다시 볼수 있을거 같았거든요.
산이 제게 조바심 내지 말라고 가르쳐 주었습니다. 오늘은 이만큼 본것에 감사하라고, 충분히 느끼라고 말입니다.
언제가 다시 그 파랑새를 더 잘 볼수 있을 겁니다. 제가 마음을 열고 있다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