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봉사 활동

봉사활동을 통해 같이 함께 더불어 조화롭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가는 활동소식을 공유합니다.

(펌) 변화를 일으킨 봉사활동, 또다른 변화를 꿈꾸다

  • 글쓴이:화세진
  • 조회:2793
  • 작성일:2012-02-29 11:57

같이 공감하고 싶어서 퍼서 올려봅니다~

생활봉사란에 올렸던 글인데, 사회봉사로 옮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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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소득층 교육봉사를 하면서
깨달은 점도 많다
그 아이들은 ‘동정’이 아니라
‘공감’을 필요로 한다

익명의 시민

 


편하게, 늘 행복하게만 사는 사람은 없다. 사람이라면 죽을 만큼 힘든 시련과 좌절의 시간을 겪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나에게는 작년 이즈음이 지금까지의 내 삶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시간이었다. 저조한 성적과 교육체제에 대한 부적응, 인간과 삶에 대한 혼란,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에 대한 자존감의 추락을 경험한 나에게 아침에 일어나 학교를 가는 일은 지옥으로 가는 일처럼 느껴졌다. 반복되는 일상과 스트레스에 점점 엉망이 되어가는 내 모습을 발견했을 때 난 너무나 ‘나’에게 미안했다. 무언가를 해야 했다. 그때, 삶의 이유를 잃은 내가 최소한의 이성으로 내린 선택이 ‘교육봉사’였다.

 

 

언젠가 자원봉사는 남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위해서 하는 것이라는 구절을 본 적이 있다. 내 봉사의 시작도 그랬다. 내가 살아가는 이유를 모르고 방황하기에, 살아가기가 힘듦에도 살아가는 이들을 보고 ‘죽어가는 나’를 살려내고 싶었다. 그렇다. 내 봉사의 시작은 이기적이게도 ‘나’를 위해서였다.

 

 

결심이 있고 난 후 봉사활동을 찾아다녔다. 그때 지역 복지관 한 선생님의 도움으로 지영(가명)이를 알게 되었다. 아직도 첫날이 기억난다. 처음 보는 나를 보고 낯을 많이 가리던 지영이. 그렇게 우리들의 만남이 시작되었다. 지영이는 표정이 어두웠다. 컴퓨터와 소설이 삶의 전부라고 할 정도로 많은 시간을 그것들로만 보내고 있었다. 난 안타깝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10대라는 소중한 시기에 컴퓨터의 노예가 되어 버린 것 같은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저소득층 아동들은 학원을 다니지 않아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은데 그 시간들을 정부나 기관들의 지원을 받은 컴퓨터로 보내다 보니 의존성이 강한 상태였다. 지영이의 오빠는 이미 컴퓨터 중독이었다.

 

 

세상이 참 미웠다. 누구는 중학생 시기에 유학을 가고, 수십만원짜리 과외를 받고, 특목고 준비를 한다. 누구는 정말로 할 일이 없어서 집에서 컴퓨터만 하면서 삶에 대한 희망 없이 그냥 하루하루를 산다. 지영이는 사는 게 재미가 없고 왜 사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세상이 얼마나 넓고 해야 할 일이 많은지 알려주는 사람이 없었다. 매일 같은 일상과 반복되는 지루한 날들이 괴롭게 보였다.

 

 

처음에 교육봉사로 영어를 가르치려 했다. 그런데 영어를 가르치고 말고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었다. 무언가를 가르치기 전에 왜 공부를 해야 하고 왜 살아야 하는지를 스스로 알게 도와주는 것이 내가 해야 할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카페에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지영이 집에서 라면을 끓여 먹으며 같이 티브이를 보기도 했다. 그러면서 난 지영이에게 상처가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원인이야 모르겠지만 어릴 때 겪은 성장통이 그냥 아픔으로 끝나지 않고 상처로 계속 남아왔는데 곪고 곪은 그것을 가슴에 안고 살아가는 것 같다고 해야 할까.

 

 

그 아이를 보면서 나는 생각했다. 이기적인 생각인 것은 알지만 내가 얼마나 좋은 환경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는 것인지 돌아보게 됐다. 사람은 누구나 지금보다 높은 곳을 바라보며 발전해 나가야겠지만 지금 서 있는 곳에 대한 감사함도 느낄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지난 1년 동안 지영이와 많은 이야기를 하려고 노력했다. 관심있는 일본어 공부를 하고, 일기 쓰기를 하며 ‘나는 살아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여름부터는 도서관에서 만나 일주일에 책 2권 읽기를 하고 있다.

 

 

내가 나를 평가한다면 선생님으로서 부족한 사람이다. 그래도 난 기분이 좋다. 한층 밝아진 표정의 지영이와 분명해진 그 아이의 발음과 이야기는 ‘변화’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나 혼자가 아니라, 지영이 혼자가 아니라 ‘우리’가 변화를 만들어낸 것이다.

 

 

그리고 저소득층 교육봉사를 하면서 깨달은 점도 많다. 그 아이들은 진정으로 ‘동정’이 아니라 ‘공감’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이다. 또 우리 사회가 단순히 경제적 지원만 해줄 것이 아니라 ‘살아가는 방식’에 대한 도움을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세상에는 가난하거나 불우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성공을 일구어낸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그만큼 그렇지 못한 사람들도 많다. 가난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 가난을 부끄러워하며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것이 부끄러운 것이다. 그러나 세상은 그런 걸 일일이 신경써줄 만큼 관대하지 못하다.

 

 

지영이와 같은 아이들에게는 그런 세상에 맞서 싸울 ‘자신감’과 ‘도전정신’이 필요하다. 하루하루를 살아감의 즐거움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더 많은 변화가 필요하다. 저소득층 지원 정책의 변화, 나 같은 봉사활동자들의 변화, 그리고 그 아이들의 변화. 지난 1년 동안 나는 내 나름대로의 변화를 지영이와 함께 만들어냈지만 그것은 ‘변화를 위한 변화’였던 것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봉사를 결심하게 한 내 최소한의 이성이 정말 고맙다. 내가 세상에 태어나 누군가의 삶에 조금은 변화를 일으킨 1년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도 내 삶의 이유와 즐거움을 찾았다. 많이 느끼고 많이 배우고 많이 슬펐다. 세상을 위한 봉사, 남을 위한 봉사도 아름다운 봉사이다. 그러나 가끔 삶이 너무 지쳐서 견딜 수가 없을 때도 봉사활동을 시작해보자. 시작은 이기적일 수 있지만 결국은 아름다운 선을 실천하는 인간 본연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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