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로원을 다녀와서..
쌀쌀한 날씨와 봄비가 며칠째 이어지고 있다.
어젯밤 잠을설치고 새벽수련을 다녀와서인지 피로가 느껴진다.
비도 부슬부슬 내리는데 따뜻한 아랫목에누워 낮잠을 즐기고싶은 마음
가득하지만 나를 기다리고있을 할머니들 생각에 힘을내어 달려간다.
'사랑의집 실버양로원'
가정집을 개조하여 꾸며진 이곳은 양로원이라기보다 가족적인
따뜻함과 훈훈함이 느껴지는데, 안채와 뒷채를 나누어 할머니들이계시는데,
안채에는 그나마 몸도 건강하시고 거동이 편안한 할머니들이 계시고,뒷채에는
몸도 마음도 불편하신 할머니들이 계신다.
지난번 머리손질 안하겠다고 계속 들어누우시던 할머니께서 당뇨합병증으로
돌아가셨다. 그 휴유증인지 몇몇 할머니들이 더욱 무기력해지셨고 말씀도
없어시고어떤분은 노래까지 불러주시면서 이쁘게해주어 고맙다고 연속 인사를
해 주시더니아무 말씀도 없으셨다.갈수록 기력 없어하시고 음식도 많이 못 드시느듯하다.
처음 인연이되어 이곳을 찻았을땐 모두 열 한분이 계셨는데 이제 여덟분이 되셨다.
마음한켠이 항상 쓸쓸하고 외로워 보이시지만 그곳의 원장님이 사랑으로 돌보아주시어
내 마음도 훈훈하고, 나도 내가 가진 재능으로 작은 나눔을 할 수 있으니나 자신이 고마울뿐이다.
한 분은 끝내 머리손질을 못했다.
"머리 자르면 시아바씨가(시어른) 쫓아낸다. 우리 시아바씨 무섭다"면서
눈물까지글썽이신다. 처음부터 항상 그러셨는데, 이번엔 아무리 달래도 막무가네시다.옛날
기억이 얼마나 충격이였는지 내가 갈때마다 그 말씀만 되네이셨다.
봉사를 다녀오면 항상 내 마음도 무겁고 아렸다.처음엔 눈물이 날 정도였지만 이제는
그 분의 삶도 담담히 받아들여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