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봉사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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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김]중증 장애 아동 씻기다 보니 내 마음도 깨끗해졌습니다

  • 글쓴이:관리자
  • 조회:3179
  • 작성일:2007-09-17 14:08
항상 마음속에 자리하고 있던 단어지만 망설이며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었던 일중에 하나가 자원봉사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의 권유로 조계종 복지재단에서 봉사자 교육을 받게 됐다. 교육을 마치고, ‘잘 할 수 있으려나’하는 걱정 반 기대 반으로 조심스럽게 시작한 봉사활동. 처음 찾아간 곳은 서울시립 아동병원이었다.

시립아동병원에 입원 중인 아이들은 뇌성마비, 정신박약, 지체장애 등 중증의 질환을 3~4가지씩 복합적으로 앓고 있다. 혼자서 걷는 것은 물론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능력도, 스스로 먹을 수도, 자기 의지대로는 어느 것 한 가지도 할 수 없는 복합중증장애 아동들이다.

이 아이들을 처음 만난 날, 난 아이들 얼굴을 똑바로 쳐다볼 수가 없었다. ‘이런 장애를 갖고 태어나는 사람들도 있구나’ 하는 충격도 받았다. 지금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지만 처음의 나는 아이들에게 선뜻 손을 내밀지 못했다.

목욕이라도 시키는 날에는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뻗어있는 다리와 팔은 구부러들지 않았고 구부러져 있는 팔과 다리는 펴지지가 않기 때문이다. 잘못 들었다가는 뼈가 부러지기 십상이다.

자기 표현능력이 없는 아이들이다 보니 행여 부러지거나 다쳐도 모르고 지나칠 수 있다. 손톱을 잘라줄 때나 기저귀를 갈아줄 때도 조금도 방심하면 안된다. 아이들을 대할 땐 늘 조심 또 조심이다.

이렇게 아이들과 인연이 되어 만나온 지 8년. 이제는 아이들 얼굴만 봐도 ‘지금은 편안하구나’ 아님 ‘지금은 어디가 불편하구나’를 알 수 있을 정도다. 목욕을 시킬 때면 입을 벙싯대며 좋아하는 표정을 읽을 정도로 아이들과의 거리는 가까워졌다.

처음 마주보기도 힘들었던 아이들의 얼굴은 오히려 세상의 잡다한 때가 묻지 않은 해맑은 얼굴이었음을 시인하지 않을 수 없다.

또 한가지 빼놓을 수 없는 자리가 중풍환자들과의 만남이다.

중계동 북부장애인 복지관에서 우리가 하는 일은 발반사요법이다. 대부분 중풍환자들인 이곳 이용자분들은 ‘언젠가는 낫겠지’하는 희망으로 또는 빨리 낫기를 바라는 조급함으로 우리를 찾으신다. 물론 우리가 의사가 아니라 병을 고쳐드리지는 못하지만 우리 봉사자들이 발을 만져드리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를 받으시는 모양이다. 오죽하면 일주일에 금요일이 두번이면 좋겠다고 하시겠는지.

몸에 이상 징후가 나타나면서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 발은 약해질대로 약해져서 조금만 강하게 만지기만 해도 아프다고 화를 내시기도 한다. 아파서 다음주엔 안오시겠다 큰소리도 치시고 가시지만 어김없이 그다음 금요일엔 일찌감치 자리를 차지하고 계신다. 지난주에 아프다 화내신게 미안했는지 “선생님들 덕분에 지난주 소변도 잘보고 피곤한 줄도 모르고 좋았습니다”하고 감사의 인사도 잊지 않는다. 지난해 겨울, 지팡이를 짚고 한손엔 귤이 담긴 비닐봉지를 들고 찾아와 건넬 때는 피로가 싹 풀리는 느낌이었다.

더불어 사는 사람들의 마음은 꽃 보다 아름답고 향기롭다고 한다. 욕심과 독선, 너나 할 것 없이 자기 밥그릇 채우기 급급한 우리 사회가 그나마 평형감각을 유지하는 것은 소외된 이웃과 불우한 사람들과 함께하는 자원봉사자들의 따뜻한 손길이 있기 때문일 것이라는 자부심도 가져본다.

이제숙/서울 중랑구 면목 7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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